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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회상 7

 

 어느 날, 나는 그가 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나에게는 그 이야기가 이야기를 들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친구에 대하여 얼마만 한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 보도록 장려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친구가 궁핍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도 못 본 체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친구와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안티스테네스를 보고 말했다.

안티스테네스, 노예에 값이 있는 것과 같이 친구에게도 각기 값이 있는 것일까? 왜냐하면 어떤 하인은 2 므나의 가치가 있지만, 어떤 자는 반 므나도 되지 않네. 그런데 어떤 자는 5 므나의 가치가 있는가 하면, 또한 어떤 자는 10 므나까지 되기도 하네. 니케라토스의 아들인 니키아스는 은산(銀山)의 관리인을 1 타란톤18)으로 샀다고 하네. 그래서 나는 노예와 마찬가지로 친구에게도 각기 가치가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걸세.”

그야 있지요. 적어도 저는 2 므나 정도가 아니라 더 줘서라도 내 친구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반 므나일지라도 친구로 삼기에는 그 돈이 아까울 정도의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10 므나의 돈 보다도 가치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이를 친구로 삼기 위해서 전 재산을 기울이고 모든 고생을 다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사람은 각자 자신은 친구에게 과연 얼마만 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될 수 있는 한 소중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여 친구가 자신을 배신하는 일이 적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일세. 왜냐하면 나는 여러 번 친구였던 사람이 자신을 배신했다든가, 혹은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인간이 돈을 받아 자기를 버렸다든가 하는 말을 듣기 때문이네. 여러 가지 이러한 일을 생각해 볼 때, 나는 마치 사람이 노예를 팔 때처럼 얼마건 간에 팔아치울 수도 있는 보잘것없는 친구는 그 값어치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는 경우에는 그 친구마저도 팔아치울 생각이 들지나 않을까 하고 생각되는 것일세. 그러나 내가 보는 바로는 쓸모 있는 인간이라면 노예처럼 어떠한 일이 있어도 팔리는 일이 없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친구에게 배신당하지는 않아야 할 것이네.”

 

 

18) 은으로 금액을 셈하는 단위로 60 므나에 해당하며, 영국 화폐 약 240 파운드.

 

- 소크라테스 회상 크세노폰/최 혁순 역 중에서 -

 

이승과저승 생각 : 당사자에게 직접 말하지 않고, 그가 포함된 자리에서 들으라는 듯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방식으로 교훈적인 이야기를 하는 예가 더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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