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문제를 두고 占을 쳤을 때 주역에서 제시하는 吉凶은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으로 생각되는데, 그것은 알기 쉬운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의미로 하는 말이다.
윗사람, 또는 힘 있는 사람, 상부기관이나 권력기관을 상대로 소송을 하거나 대립하여 투쟁을 벌여 나의 억울함이나 사안의 부당함, 그로 인한 손해를 입증하고 대가를 요구하고자 할 때, 그 결과가 미심쩍어 미리 점을 쳐보니 흉한 점사가 나왔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 행위가 일반적으로는 – 옆에서 보는 사람에게는 - 정의로운 행위처럼 여겨진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 행위의 당사자, 즉 占者에게는 正도 아니고 義도 아니라는 뜻인데, 그것은 그에게 그 정의의 실질이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흉하다는 것은 아마도 소송이나 투쟁에서 패배하고 그 결과로 일정한 피해를 더 입어 오히려 당사자의 심리적 지지대가 무너지거나 심한 동요를 통해 좌절하거나 하는 경우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 점친 결과가 흉하다면 마땅히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길하다면 당연히 그대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즉 기왕에 占을 쳤다면 오직 길함을 따르고 흉함을 피하는 것이 진리라는 것이며, 만약 그에 대해 “의로운 행위였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최소한 占者에게는 무의미한 말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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