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철학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 사람에 대해서 ‘그러면 그대는 왜 살아 있는가. 훌륭하게 살 생각이 그대에게 없다면’ 이같이 그는 말했다.
자신의 부친을 경멸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그는 ‘그대가 자신의 긍지를 가지고 있는 것도 그 사람 때문인데, 그 사람을 경멸하고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다.
창녀에게 집요하게 다가서고 있는 사내에게 그는 말했다.
‘한심한 사람이군. 그대는. 손에 넣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을 왜 그대는 손에 넣으려 하는가.’
향유를 바르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그대 머리의 좋은 향기가 그대의 삶에 나쁜 냄새를 풍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해’라고 그는 말했다.
하인은 주인을 섬기고 있는데 열악한 인간은 욕망을 섬기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가 어느 낭비가에게 1무나의 돈을 달라고 조르고 있었을 때, 그 사내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불과 1오보로스를 조르는 것뿐인데 나에게는 1무나를 조르다니 그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거기에서 그는 말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는 또 받을 가망이 있는데 당신에게서는 또 받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플라톤은 남에게 구걸하는 일이 없는데 그는 구걸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을 때 그는 이같이 응수했다.
‘아니 그 사람도 구걸을 하고 있지.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게 머리를 가까이 대고‘*77
죽음은 나쁜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어찌 나쁜 것일 수 있을까. 그것이 찾아왔을 때 우리가 지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그는 대답했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그의 앞에 서서 ‘그대는 짐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말했을 때 거기에 대해서 그는 ‘도대체 당신은 누구입니까? 선한 자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악한 자입니까’라고 물었다. 거기에서 대왕이 ‘물론 선한 자이다’라고 대답하자 ‘그러면 누가 선한 자를 두려워하겠습니까’라고 그는 말했다.
교양은 젊은이들에게는 절도를 유지하게 하는 것, 노인들에게는 위안,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재산, 부자에게는 장식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런데 그는 단련에는 혼(정신)의 단련과 몸의 단련 두 종류가 있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후자는 그것에 의해서 훈련하고 있는 사이에 덕의 실천으로 향하는 움직임을 쉽게 해주는 표상이 끊임없이 생기게 되는 단련을 말하는 것이고, 또 한쪽의 단련은 몸의 단련을 빼면 완전한 것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호조(好調)와 강함은 혼에 연관된 것이든, 몸에 연관된 것이든, 똑같이 그런 것에 본디 적합한 것 가운데 생기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실로서 삶에서는 무엇이건 단련 없이는 결코 잘 되지 않는 것이고 이 단련이야말로 모든 일을 극복해 나가는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불필요한 노고가 아닌 자연에 적합한 노고를 택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불행한 삶을 보내는 것은 어리석은 탓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쾌락 그 자체에 관해서도 이를 경멸하는 것을 미리 연습해 두면 그것이 가장 쾌적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즉 마치 향락적인 생활을 보내는데 익숙해진 사람들이 그것과 반대의 생활로 향할 때는 불쾌함을 느끼듯이, 쾌락과 반대의 것으로 단련된 사람들은 쾌락 그 자체를 경멸하는 것에 오히려 더욱더 쾌적함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위와 같은 것을 그는 말하고 있었던 것이고 또 그대로 실행하고 있었던 것도 명확하다. 즉 그는 통화를 위조하고 있었던 것이고 법률습관에 따르는 것에는 자연 본디에 바탕을 둔 것에 부여한 것과 같은 가치를 조금도 부여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의 말을 빌리자면 자유보다 뛰어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 헤라클레스가 보낸 것과 똑같은 생활로 일관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또 그는 노예로 팔려나갔을 때에도 실로 당당한 태도로 그것을 견뎌냈다. 그것은 그가 아이기나 섬으로 항해 중에 스키르파로스가 이끄는 해적에게 붙잡혀 크레타 섬으로 끌려가 매물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고 고시자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사람들을 지배하는 일이다’라고 그가 대답했기 때문이다. 또 그때 그는 보랏빛 테 장식이 있는 멋진 의상을 몸에 걸친 어느 코린토스인, 즉 앞서 말한 크세니아데스를 말하는 것인데 그 사람을 가리켜 ‘이 사람을 나에게 팔아주게. 그는 주인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도 말한 것이다. 거기에서 크세니아데스는 그를 매수해 코린토스로 데리고 돌아가 자기 아이들의 감독을 맡게 하고 또 모든 집안일을 그에게 맡겼다. 그리고 그는 가사 전반을 매우 잘 챙겼기 때문에 주인인 크세니아데스는 ‘좋은 다이몬(복의 신)이 내 집에 굴러들어왔다’고 말하면서 그 일대를 돌아다녔을 정도였다.
또 이 사람이 행하는 설득에는 일종의 놀랄만한 것이 있고 언론으로 누구든 모든 사람을 쉽게 사로잡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사실 전해지고 있는 바에 따르면 아이기나인으로 오네스크리토스란 사람은 두 아들 가운데 한쪽인 안드로스테네스를 아테네에 유학시켰는데, 이 아들은 디오게네스의 제자가 되어 그 땅에 머물고 말았다. 그래서 부친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다른 아들까지도 - 이쪽이 연상이고 앞서 말한 피리스코스인데 - 그에게로 보낸 결과 이 피리스코스도 또 똑같이 붙잡히고 말았다.
그래서 세 번째는 부친 자신이 떠나온 것인데, 이 부친도 또 마찬가지로 아들과 함께 철학에 힘쓰게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디오게네스의 언론에는 무언가 이와 같은 마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90세 가까이에 생애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그 죽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다른 설이 전해지고 있다. 즉 어느 사람의 설에서는 그가 산 갈거미를 먹고 콜레라에 걸려 그 때문에 죽었다는 것이고, 또 다른 사람들의 설에서는 스스로 숨을 죽이고 죽은 것으로 되어 있다.
메갈로폴리스인 케르기다스도 이 설을 취하고 있는 한 사람이고, 이 사람은 메리안보스(이암보스조의 서정시) 가운데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일찍이 시노페 시민이었던 사람,
지팡이를 지니고 윗옷을 겹으로 접고,
안개를 양식으로 삼은 그 사람은 이제 모습조차 없다.
아니, 그 사람은 어느 날,
입술을 꼭 다물고,
숨을 죽인 채 하늘 높이 오르다.
진실로 그대는 (그 이름 그대로) 제우스의 아들로서,
하늘의 개이기도 한데.
거기에서 또 전해진 바에 따르면 누가 그를 매장할 것인가를 두고 제자들 사이에 다툼이 생겼다. 그것은 멱살잡이를 할 정도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 그들의 부친들과 그 연고자들이 찾아와 이들의 손에 의해서 그는 이스트모스(지협)로 통하는 성문 옆에 매장되었다는 것이다.
또 그 사람들은 그를 위해 원기둥 모양의 묘비를 그곳에 세우고 그 위에 파로스 섬에서 산출하는 대리석의 개를 설치한 것이다. 또 그 후, 그의 고국의 시민들도 그를 찬양해 청동의 상을 세우고 그 위에 아래와 같은 시구를 새긴 것이다.
청동도 세월이 지나면 늙는 것.
하지만 그대의 영예는 디오게네스여, 영원히 썩지 않으리.
그대만이 홀로 죽어야 할 자들에게 자족하는 방법과,
가장 쉬운 삶의 길을 가르쳤으므로.
*77 <오디세이>제 1권 157행, 제 4권 70행의 인용.
- 그리스철학자열전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전양범 옮김 디오게네스 편 중에서 임의 발췌 -
이승과저승 생각 : 그가 부럽기는 하지만 안팎으로 살펴도 내가 그런 식으로 살 형편은 못 된다.
가진 것이 모자라기 때문인데, 재물은 아무래도 그 보다야 내가 조금 더 많겠지만 그에게 있는 덕이 내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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