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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서울시립미술관

엊그제 서울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내 기억으로 미술관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을 방문하기는 태어나고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서울시립미술관

 

 

 

 

 

 

 

 

 

 

 

 

 

 

 

 

어딘지 예술적인 면모가 조금 밴 건물로 보인다.

 

앞마당

 

 

 

 

 

 

 

 

 

 

 

 

 

 

 

미술관 앞마당, 아래 덕수궁 길에서 올라오는 작은 진입로와 함께 운치 있게 꾸며져 있다.

 

미술관 내부

 

2층에서 내려 본 1, 안내 데스크가 보인다.

 

카페

 

 

 

 

 

 

 

 

 

 

 

 

 

 

 

 

2층에 있는 카페, 커피와 음료가 있다.

 

1층 전시물

 

1층에는 흙(도자)과 유리, 금속, 목칠, 섬유를 재료로 한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위는 그중 한 작품이다.

위 작품 옆에 작가가 붙여놓은 짤막한 멘트가 있다.

()적 감흥이 열망할 수 있는 최고의 시도는 그 기준이 무엇이건 간에 갑작스럽고 현저한 방식으로 대립시킬 수 있도록 최대한 멀리 떨어져서 두 개의 물체를 비교하는 것이다.”        - 앙드레 부르통 -

 

북경의 구름

 

 

 

 

 

 

 

 

 

 

 

 

 

 

 

 

2층과 3층에는 서울, 이스탄불, 북경, 도쿄의 미술관으로부터 출품된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 중 북경에서 온 작품인 듯하다.

 

천 경자 상설전시실

 

 

 

 

 

 

 

 

 

 

 

 

 

 

 

 

2층에 천 경자 화가의 그림을 따로 전시하고 있다. 전에 이름은 가끔 들어 보았지만 그림을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다.

 

무제

 

 

 

 

 

 

 

 

 

 

 

 

 

 

 

 

 

외국인의 작품인 것 같은데 표제를 보지 못했다.

1층 안내데스크에서 얼핏 듣기에는 플래시를 쓰지 않으면 사진을 찍어도 괜찮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전시실에 앉아 있는 도우미는 사진촬영은 금지라고 한다.

어쨌든 기묘한 형태의 작품들이 많았다.

 

shop

 

 

 

 

 

 

 

 

 

 

 

 

 

 

 

 

 

명화와 작은 공예품들을 파는 가게가 1층에 따로 있다.

 

덕수궁 돌담길과 거리 화랑

 

 

 

 

 

 

 

 

 

 

 

 

 

 

 

 

 

지하철에서 내려 미술관으로 가는 덕수궁 길에 누군가 팔기 위해 펼쳐놓은 그림들.

예술과 생활이 겹쳐진듯한데 생활의 비중이 보다 크게 느껴진다.

 

 

작품 하나하나가 무엇을 의미하고 또 어떤 메시지를 관람자에게 주려고 했는지는 작자와 전문가들이 잘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그 작품들에서 어떤 느낌이나 감흥을 얻고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온전히 각 관람자의 몫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역시 문외한이 작품 하나하나를 두고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은 우스운 일일 테고, 미술관 작품들을 모두 둘러보고 내가 주목한 것은 다음 세 가지이다.

 

첫째, 공간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수동적으로 색과 형태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품이 해당 관람자에게 하나의 기묘한 작품으로써 그렇게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작품이 전하려는 것이 객관적이고 한정된 무엇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일단 있다고 말해야 하겠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매우 분명치 않은데 이런 부분의 능동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예술적인 작품이 관람자에게 주는 감흥은 사려, 숙고, 이해, 추론, 논리와 비판 같은 정신 작용과는 반대편에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보는 이의 감정과 영합하기를 바라지 분석과 비판과 이해를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

 

셋째, 예술작품은 보는 이에게 감흥과 즐거움을 줄 수 있으면 그만인가? 다른 점은 취사선택의 기준으로 고려할 필요가 없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서 하나의 다른 기준은 유익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즐겁다는 것과 유익하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은 미술뿐 아니라 음악이나 시, 문학 등 모든 예술작품에 적용하여 생각할 수 있다.

술도 마실 땐 즐겁지만 그 유익함이나 유해함은 별도로 계산되어야 할 것이고 약도 먹을 땐 고통스럽지만 그 유익함 역시 별도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나 음악의 경우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禮樂을 강조한 공자가 정나라의 음악은 무엇 때문에 물리쳤겠는가?

현대에 이런 문제제기는 상당히 촌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인간의 본성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문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음악을 감상할 때 그 음악이 어떤 장르에 속하든 간에 들으면 기분이 느긋해지거나 밝아지거나 마음이 가벼워지거나 명랑해지거나 온유해지거나 순수해지거나 하는 음악이 있다.

또 들어서 마음이 격정적이 되거나 굳센 결의 같은 것이 느껴지거나 진취적인 기상을 갖게 되거나 하는 음악이 있다.

그리고 들으면 슬픔이나 비탄하는 마음이 생기고 가련해지거나 후회하는 마음이나 연약하고 체념하는 분위기에 젖게 되는 음악도 있다.

그 외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런 음악을 가리지 말고 그때그때 취향에 따라 몇 번이고 들으며 그 분위기에 젖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그보다 한발 더 나아가서 그런 분위기에 젖으며 즐기긴 하지만 자신이 그런 상태에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면 그것으로 괜찮은가?

아니면 개인에 따라 어떤 종류의 음악은 반복해서 듣는 것이 좋지만 어떤 음악은 전혀 듣지 않고 멀리하는 것이 좋은가?

에도 대체로 마찬가지 물음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 실은 대자연이 가장 뛰어나고 가장 훌륭한 예술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살아있는 인간이야말로 그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 역사상 어떤 위대한 예술작품이 이름은 없지만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아름답고 친절한 한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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