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향천사

좋은 날씨에 다시 향천사를 찾았다.

향천사는 예산읍 변두리 금오산 아래 있다.

규모는 작지만 조용하고 분위기가 그윽하다.

절의 좌측 향천유치원으로부터 금오산으로 올라가 능선을 따라 걷다 절의 우측으로 내려오는 길은 산책로로 알맞다.

 

향천사 입구

금오산 향천사라 적혀있다.

 

부처님 오신 날

입구에서 절 마당까지 연등과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등

등을 단 사람의 주소와 이름 그리고 기원 내용을 쓴 종이가 등마다 붙어 있다.

 

향천 유치원 배롱나무

유치원 안마당에 배롱나무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천불선원

스님들의 수행처

 

돌무덤

등산객들이 쌓아놓은 돌무덤인 듯…….

 

토종닭

유치원 뒤편에 닭장이 있고 토종닭이 몇 마리 있다.

낯선 사람이 다가가니 횃대에 나란히 앉아 있다 온갖 닭소리를 내며 내려온다.

 

다시 여행을 계획 중이다.

마음속에 다짐한 것도 있고 해서 주역을 앞에 놓고 점을 쳤다.

 

火地晋 괘에 初六이 나왔는데 점사는 다음과 같다.

 

初六 晋如摧如 貞吉 罔孚 裕无咎

초육 진여최여 정길 망부 유무구

 

초육은 나아가는 듯 꺾이는 듯하니, 바르면 길하고 신뢰가 없으나 여유롭게 하니 허물이 없을 것이다.

 

위 점사에 대한 상전의 설명은 다음과 같다.

 

象曰 晋如摧如 獨行正也 裕无咎 未受命也

상왈 진여최여 독행정야 유무구 미수명야

 

상에서 말하길 진여최여는 홀로 바른 것을 행하는 것이오, 유무구는 아직 천명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군, 점사의 의미를 내 상황과 관련하여 이해할 수 있다.

晋如摧如는 마음의 상태에 대한 을 말한다.

하면 하다는 것은 바르면 얻는 것이 있다는 말로 이 경우에는 역시 마음속의 일이며, 여행의 목적과 관련하여서는 바르고 길하다는 뜻이다.

은 처음에는 점친다는 의미로 쓰이다가 후에 바르다는 의미로 전용되는데 지금도 그 양자의 의미를 폭넓게 포괄하고 있다고 본다.

그 의미변화의 중간 과정을 포착하는 것이 점사의 해석에 요긴하다고 생각된다.

罔孚는 주변의 신임이 없다는 뜻이거나 마음속에 기댈만한 것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裕无咎, 여유롭게 하니(여행대신 이렇게 저렇게 대처하니) 허물이 없다는 것이다.

 

점을 친다는 것은 모르는 것을 아는 사람들에게 묻는 것과 같이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행위이다.

인간의 능력으로 알기 어려운 것을 하늘에 묻는 것이다.

, 남용하면 신뢰성과 주체성이 함께 떨어진다.

우리가 여행을 하다 그 고장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다.

친절한 대답을 듣고 다시 우리의 목적지로 향한다.

점을 쳐서 답을 듣는 것도 이와 같다.

목적지는 어디이며 가는 길은 어떤 길인가?

유학에 기댄다면 목적지는 仁義이며 가는 길은 君子라고 말하고픈 소망이 있지만, 단지 어울리지 않게 꿈만 큰 것뿐이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성산 관련 글  (0) 2023.08.24
홈 메이드 커피 - 냄비 로스팅, 핸드 드립  (3) 2023.08.18
궁즉변窮則變  (0) 2023.08.11
돼지저금통  (1) 2023.08.08
풍경과 벤츠  (1) 2023.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