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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회상 3 게다가 또 그는 언제나 집 밖에서 보냈다. 새벽부터 산책을 하거나 도장(道場)에 나가고, 시장(市場)이 붐비는 오전 중은 시장에 있으며, 그 후는 종일 언제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있었다. 그리고 대개는 담론(談論)을 하여 누구나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더구나 누구 한 사람, 소크라테스가 불경(不敬)스럽게 존신(尊神)에 벗어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본 사람도, 이야기를 들은 사람도 없다. 그는 ‘만유(萬有)의 성질‘에 대해서도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 의론 하기를 원하지 않았고, 다른 학자들처럼 ’우주의 성질을 묻거나, 개개의 천체(天體) 현상을 지배하는 필연(必然)을 묻거나 하는 일 없이, 오히려 이러한 문제를 캐고 드는 인간의 언어도단(言語道斷)을 지적했다. 우선 그는, 이 자들이 .. 더보기
소크라테스 회상 2 소크라테스를 기소(起訴)한 사람들은 대체 어떠한 말로써 그가 국가에 대하여 죽을죄를 짓고 있다고 아테네 시민들을 설득시켰는지, 나는 적지않이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소크라테스에 대한 소장(訴狀)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가 인정하는 신을 신봉하지 않고, 새로운 신격을 수입한 죄를 짓고 있다. 또 청년들을 부패시킨 죄도 짓고 있다.” 그러면 먼저, 그가 국가가 인정하는 신들을 신봉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떠한 근거에서 나온 말인가. 왜냐하면, 그가 여러 번 그의 집에서, 또 공공의 제단에서 희생의 제사를 지낸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또 점을 친 사실도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신령(神靈, daimonion)이 그에게 신탁을 내린다.”라고 말한 사실은 널리 훤.. 더보기
소크라테스 회상 1 또 어느 날, 오랜만에 옛 제자를 만나자 그는 말했다. “에우테로스, 어디서 오는 것인가?” “전쟁이 끝나서 국외에서 돌아와 지금은 여기에 있습니다. 국외에 있었던 재산은 몰수되고, 앗티카에서는 아버님이 한 푼도 남겨놓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여기서 몸을 써서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남에게 머리를 숙이는 것보다는 이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빚을 내려고 해도 저당 잡힐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일을 한 품삯으로 생계를 유지해 나가는 데, 몸이 얼마나 견디어 나갈 수 있겠는가?” “물론, 그다지 길지는 못할 것입니다.” “게다가 자네가 나이를 먹어 늙었을 때는 더욱 돈이 필요할 텐데, 분명히 자네가 늙으면 자네의 노동에 대한 품삯을 지불.. 더보기
크리톤 3 소크라테스 : 그렇다면 다음 이야기를 시작하겠네. 아니, 먼저 자네에게 한 가지 묻겠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의했다면 그것을 실천에 옮겨야 하는가, 또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도 좋은가? 크리톤 : 말대로 실행해야지. 소크라테스 : 그렇다면 내 말을 들어 보게. 지금 우리가 사직의 승낙 없이 여기서 빠져나간다면,, 우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결과가 되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무엇보다도 해를 끼쳐서는 안 될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결과가 되지 않겠는가? 우리는 우리가 앞에서 동의한 것을 이행하게 되겠는가, 어기게 되겠는가? 크리톤 : 오, 소크라테스. 나는 자네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네. 도무지 잘 이해가 되지 않네. 소크라테스 :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게. 지금 내가 여기서 탈주 .. 더보기
교언영색선의인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교묘한 말과 좋은 안색(을 하는 자)은 仁이 드물다. [집주] 교巧는 좋게 한다는 뜻이고 영令은 잘한다는 뜻이다. 그 말을 좋게 하고 그 안색을 잘하여, 겉을 치장하고 남을 기쁘게 하는 데 힘쓰면, 인욕人欲이 제멋대로 하여 본심의 덕이 없어진다. 성인께서는 말씀이 박절하지 아니하시어 다만 드물다고 하셨지만 (실제로는) 아예 없음을 알 수 있다. 배우는 자가 마땅히 깊이 경계할 바이다. 정자가 말했다. 교언영색이 仁이 아님을 알면 곧 仁을 아는 것이다. [세주] 주자가 말했다. 巧言은 또한 남을 실제보다 더 칭찬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개 말씨와 낯빛을 화려하고 멋있게 하는데 힘써 남의 이목을 즐겁게 하려는 것 모두가 이에 해당된다. 사람에게 이 마음이.. 더보기
크리톤 2 소크라테스 : 오, 사랑하는 크리톤, 자네의 성의는 매우 고맙네. 하지만 그것이 옳은 일일 경우에 말일세. 그러나 만일 그것이 옳지 않을 경우에는 그 성의가 클수록 해롭네. 그러니 우리는 자네의 말을 따라야 할 것인지 신중히 생각해 보세. 나는 본래 신중히 생각해 보고 나서 내 생각이 옳다고 판단되면 비로소 이에 따르는 성격이 아닌가.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늘 그렇게 했네. 그러니 내가 지금 이야기한 것을, 이런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해서 어길 수야 없지 않은가. 나는 그것이 전과 다름없이 소중한 것으로 생각될 뿐 아니라, 그 원칙도 전과 다름없이 존중하고 있네. 만약 우리가 보다 나은 원칙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나는 자네 말을 듣지 않겠네. 대중의 위력이 지금보다 더 확대되어, 우리를 투옥하고 사형에 .. 더보기
크리톤 1 소크라테스 : 어떻게 이런 시간에 왔나, 크리톤? 너무 이르지 않은가? 크리톤 : 좀 이른 셈이지? 소크라테스 : 대체 지금 몇 시나 되었나? 크리톤 : 동이 틀 무렵이네. 소크라테스 : 어떻게 간수가 자네를 들여보내 주던가? 아무래도 이상하군 그래. 크리톤 : 너무 자주 드나들어 이젠 친숙해졌다네, 소크라테스. 또한 나도 여러모로 친절을 베풀었으니까. 소크라테스 : 자넨 방금 왔나? 크리톤 : 아닐세, 온 지 오래되었네.. 소크라테스 : 그렇다면 왜 곧 나를 깨우지 않고 앉아 있었나? 크리톤 : 깨울 수가 있어야지. 소크라테스, 내가 만일 자네처럼 이렇게 큰 괴로움을 당한다면, 자네는 자고 있는 나를 깨울 수 있겠나? 난 자네가 곤히 잠들어 있는 것을 보고 정말 감탄했네. 그래서 되도록 푹 자라고 깨우.. 더보기
미린다 팡하 왕은 물었다. “눈의 식별작용이 일어나는 곳에는 어디나 마음의 식별작용도 일어납니까?”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눈의 식별작용이 일어나는 곳에는 어디나 마음의 식별작용도 일어납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먼저 일어납니까?” “안식眼識이 먼저 일어나고 의식意識이 다음에 일어납니다." “그러면 안식이 의식에게 ‘내가 일어나는 곳에 너도 일어나라.’고 명령합니까? 아니면 의식이 안식에게 ‘네가 일어난 곳에 나도 일어나겠다.’고 일러줍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兩者 사이에는 아무런 상의도 없습니다.” “그러면 존자여, 안식이 일어나는 곳에 어떻게 의식이 일어납니까?” “경향傾向, 下行과 門, 向門과 습관習慣, 습숙習熟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여 그러합니까?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안식이 생기는.. 더보기
소크라테스의 면모 3 그가 부자를 식사에 초대했을 때, 크산티페가 대접할 음식이 없음을 부끄러워하고 있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걱정할 것 없어. 소양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것으로 봐줄 것이고 하찮은 사람들이라면 그런 사람들에 대해 우리가 마음을 쓸 필요는 없으니까”라고. 그는 또한 다른 사람들은 먹기 위해 살아가지만 자신은 살기 위해 먹고 있다고 말했다. 하잘 것 없는 대중에 대해, 그것이 마치 4드라크마 주화 1개일 때는 사람은 이것을 하찮은 것으로 여겨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그런 동전푼도 많이 모이면 가치 있는 것으로 대접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는 주장했다. 아이스키네스가 그에게 “나는 가난해서 달리 아무것도 없습니다만, 이런 나 자신을 당신에게 바치겠습니다.”라고 하자, “자네는 가장 소중한 것을 나에게 주려하고.. 더보기
소크라테스의 면모 2 그는 또한 자기를 우롱하는 사람들을 경멸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 욕심 없음을 긍지로 삼고 있어서 누구에게든 절대로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었다. 또 가장 맛있게 먹으려면 맛있는 음식에 대한 욕망을 가장 적게 해야 하며, 가장 맛있게 마시려면 나에게 없는 마실 거리에 대한 기대를 가장 적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필요로 하는 것이 최소한인 사람이야말로 신에게 가장 가깝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쓴 것들은 희극작가들에서도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들은 소크라테스를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사실은 그로 인해 칭찬을 받고 있음을 그들 자신은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예를 들면 아리스토파네스는 이러했다. 오, 너는 정당하게도 엄청난 지혜를 바랐던 것이다, 아테네인 중에서도, 또 다른 그리스인 중에서도, 행복한.. 더보기
로마서 9장 6 또한 하나님의 말씀이 폐하여진 것 같지 않도다 이스라엘에게서 난 그들이 다 이스라엘이 아니요 7 또한 아브라함의 씨가 다 그 자녀가 아니라 오직 이삭으로부터 난 자라야 네 씨라 칭하리라 하셨으니 8 곧 육신의 자녀가 하느님의 자녀가 아니라 오직 약속의 자녀가 씨로 여기심을 받느니라 9 약속의 말씀은 이것이라 명년 이때에 내가 이르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하시니라 10 이뿐 아니라 또한 리브가가 우리 조상 이삭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잉태하였는데 11 그 자식들이 아직 나지도 아니하고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지 아니한 때에 택하심을 따라 되는 하나님의 뜻이 행위로 말미암지 않고 오직 부르시는 이에게로 말미암아 서게 하려 하사 12 리브가에게 이르시되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 하셨나니 13 기록된바.. 더보기
논어 - 달항당인왈 達巷黨人曰 大哉 孔子 博學而無所成名 달항의 당인이 말했다. 크구나, 공자여. 박학하되 이름을 이룬 바가 없구나. [집주] 달항은 당(지방 행정의 단위)의 이름이다. 그 사람의 성명은 전해지지 않는다. 박학하되 이름을 이룬 바가 없다는 것은 대개 그 배움의 넓음을 찬미하면서 한 예의 이름(한 가지의 예에 뛰어나다는 명성)을 이루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子聞之 謂門弟子曰 吾 何執 執御乎 執射乎 吾執御矣 공자께서 듣고 문하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무엇을 전문하랴. 마차몰기를 전문하랴, 활쏘기를 전문하랴. 나는 마차몰기를 전문하겠다. [집주] ‘집’은 오직 (한 가지만을) 전문하는 것이다. 사(활쏘기)와 어(마차몰기)는 모두 하나의 예지만, 마차 몰기는 남의 종복이 되는 것이니 전문하는 것이 더.. 더보기
소크라테스의 면모 1 소크라테스 ♣♣♣ 어떤 사람들에 따르면 그는 아낙사고라스의 제자였다고 하고, 게다가 또 알렉산드로스가 에 쓴 바에 따르면 다몬*14의 제자였다고도 한다. 그리고 아낙사고라스가 유죄 판결을 받은 뒤에 그는 자연학자 아르켈라오스의 제자가 되었는데, 그 아르켈라오스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아리스토크세노스는 쓰고 있다. 그러나 두리스는 그가 또한 노예로 일했고, 돌을 깎는 일을 했었다고 쓰고 있다. 나아가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옷을 입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여신들의 상(像)도 그의 작품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티몬도 또한 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자 그 사람들로부터 멀어져 갔던 것이다. 석공인 주제에 법률습관에 관해 억지를 부리고, 그리스의 주술사이면서 엄밀한 토론을 한다고 칭하다니.. 더보기
마하꼿티따 경 그때 마하꼿티따 존자는 사리뿟따 존자에게 갔다. 가서는 사리뿟따 존자와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 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나누고 한 곁에 앉았다. 한 곁에 앉은 마하꼿티따 존자는 사리뿟따 존자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도반이여, 여섯 가지 감각접촉의 장소가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고 나면 다른 어떤 것이 있습니까?” “도반이여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도반이여, 여섯 가지 감각접촉의 장소가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고 나면 다른 어떤 것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까?” “도반이여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도반이여, 여섯 가지 감각접촉의 장소가 남김없이 빛바래어 소멸하고 나면 다른 어떤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까?” “도반이여 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 “‘도반이여, 여.. 더보기
국가 1권 케팔로스 옹 “… 그렇게 해서, 우리 중에서 대부분은, 모였다 하면, 젊은 시절의 즐거움을 아쉬워하며, 성적인 쾌락과 관련해서, 그리고 술잔치나 경축 행사, 또는 이런 등속의 것에 속하는 다른 여러 가지 것과 관련해서 회상을 하며 한탄을 하죠. 그러면서 그들은 마치 굉장한 무엇인가를 앗기 기라도 한 듯이, 그래서 한때는 잘 살았으나, 이제는 사는 것도 아닌 듯이, 화를 내지요.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노인에 대한 친척들의 불손한 태도에 대해서까지도 탄식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에게 있어서 온갖 불행의 탓이 노령이라 하며 나이 타령을 합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 선생, 내가 생각하기엔, 이 사람들은 진짜 탓을 탓으로 내세우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일에 그게 탓이라면, 나도 노령으로 인해서 그와 똑같은 걸.. 더보기
플라톤의 대화편 읽기 플라톤의 대화편 읽기에 관해……. 제 개인적으로는 플라톤의 대화편은 유학에서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가 차지하는 위치를 서양철학에서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화이트헤드라는 현대 철학자는 '유럽의 철학적 전통에 대한 가장 안전한 전반적인 특징적 규정은 그것이 플라톤 철학에 대한 일련의 각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그도 역시 철학에서 플라톤의 위치를 암시해 주는 말일 것입니다. 여기서는 플라톤을 읽되 어떤 자세로, 어떤 식으로 읽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제가 플라톤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간단히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우선 고전을 읽는다는 것은 읽음으로 해서 나의 정신에 어떤 유익함이 있도록 하려는 거죠. 그것만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면 내가 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