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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말과 글

 말과 글에는 항상 기만적인 요소가 끼어들 소지가 있다.

말하거나 쓰는 사람이 본심과 다른 표현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러나 그가 그 말을 하고 글을 쓸 당시에는 그것이 본심이었다.’라고 주장한다면 그 주장을 받아들여도 좋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이번엔 그가 뭔가를 함께 하기에는 찜찜하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왜냐하면 그의 본심이란 것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또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쉽게 변해버릴 수 있는 것으로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행동은 대체로 누군가 그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어떤 목적을 위해 일부러 꾸며하는 행동이 아니라면 그의 행동을 보고 그의 품성을 짐작하는 것은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것보다 신뢰성이 있다. 덧붙여 일부러 꾸미는 행동은 오래갈 수 없을 것이니 일정기간 그의 행실을 지켜보고 그를 판단한다면 거의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과는 별개로 어쨌든 훌륭한 말과 잘 쓰인 글은 있을 수 있다.

거기에는 아마도 사실대로, 있는 그대로 라는 요소가 포함될 것이고 나아가 상대에 대한 배려나 유익함이 함께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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