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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사려思慮에 대해

교양 교육에 있어 세대를 뛰어넘어 항상 들을 수 있는 좋은 말이나 글을 외운다는 것은 여러 가지 교육 방법 중에서도 상위의 방법에 속한다.
예를 들어 성서 중 일부분, 논어, 법구경과 같은 불교 경전, 플라톤 대화편의 일부, 크세노폰의 소크라테스 회상 등은 외우면 좋다.
그 글들이 워낙 맘에 들어 반복해서 읽다 보니 저절로 외워지는 것이 가장 좋다.
다음으로는 내용을 가능한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반복하여 외우는 것이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우는 것은 별 것이 없다.

 

다음 요점은 그 글들의 내용 하나 하나에 대해 현실 속에서 체험이나 관찰을 통해 의미를 재발견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그 내용은 그의 지식이 된다.
이러한 지식이 마음속에 모여 대체적인 체계를 이루고 나면 특정 시점에서 자기 자신의 사고나 행위, 또는 다른 사람의 그것에 대해 잠정적인 좌표를 매길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에 의해 그것들에 대한 정당한 응대가 사려(思慮)를 통해 나타나게 된다

주의할 점은, 혼자생각을 쉽게 말해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내공을 증진시키는 동안은 말은 적을수록 좋다.
마음속에서 소리없이 자기 자신에게 말하고 묻고 답하는 것은 괜찮다.
그것이 사려(思慮)의 시작이다.
생각의 끝에 가서도 분명치 않은 부분은 항상 결론을 내지 말고 유보하여야 한다.
또 남에게 충고하거나 시비를 가리려 애쓰기보다는 성실히 묻는 것으로 끝내는 편이 대체로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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