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 철학카페에서 손님과 나누었던 문답 중 하나입니다.
손님
여자는 자기보다 똑똑한 남자를.....
오토 바이닝거가 '성과 속'에서 이런 말을 했다.
'여자는 자기보다 똑똑한 남자와 맺기 원하는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고...' 정말 그렇다. 지금까지 나와 사귀어온
여자들의 행태를 되짚어 보면 확신한다. 반대로 남자에게
는 자기보다 못한 여자-지식, 이성, 감성, 열정 등의 요소에 서- 와 맺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단지 요구하는 것은 외모뿐........
이 의견에 반대하거나 더 내세우실 의견 있으신 분....
글 좀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hilebus 답변
RE: 위의 말이 진실이라고 가정하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됩니까?
똑똑한 남자와 맺어지길 원하는 여자는 그 점에서 현명한 사람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녀는 결국 훌륭하고 좋은 사람을 찾는 것이고 그와 인연을 맺음으로써 자신에게 이익이 되길 원하니까...
반대로 남자가 오직 외모만을 요구할 뿐 우리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정신의 제 요소에서 열등한 여자를 원한다면 그는 똑똑지 못한 사람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열등한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부터 좋은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단지 환상에 빠져있다고 해야 할 테니까...
결국 여자들은 현명하지만 남자들은 바보라는 얘기가 되는군요.
남자들은 바보이니 똑똑한 남자와 맺어지길 원하는 여자들의 희망은 원천적으로 이루어 질 수 없는 소원이 되고 반대로 열등한 여자를 얻고 싶어 하는 남자에게는 본의 아니게 현명한 여자들이 배당되는 셈이 되나요.
이상은 글자 그대로 풀이해 본 거고요.
저도 남자이니 같은 남자의 입장에서 얘기해 볼까요.
우리가 어떤 괜찮은 남자를 대할 때 그에게 호감을 갖게 마련이죠.
예를 들어, 신체 건강하고, 사려 깊고, 신중하여 경솔히 구는 일이 없고,
그렇지만 일을 처리할 땐 민첩하여 때를 놓치지 않고, 예절 바르고 주위 사람들에게 항상 호의적으로 대하여 인심을 얻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누구나 그와 사귀고 싶어질 겁니다.
그런데 미모는 아니지만 위와 같은 성격을 가진 여자가 있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오토 바이닝거라는 사람이 말한 대로 미모를 가졌지만 정신에 있어서는 보다 열등한 여자가 그 옆에 함께 있다면 말입니다.
저로서는 애교와 아첨을 표시하는 미모보다는 그저 그런 얼굴이지만 훌륭한 정신을 가진 여자를 선택하고 싶네요.
두고두고 보면 역시 후자가 더 아름답게 보일 것 같아서 말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 구태여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사랑하려 든다더군요.
그리고 혹시 그 사람이 나를 업신여기거나 내게서 날아가 버릴까봐 그녀가 현명하게 될 법한 일들을 방해하기도 하고 그녀에게 소중한 사람들(부모 형제 친구 등)로부터 그녀가 멀어지길 바라기도 한다는 겁니다.
자신에게만 충실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죠. 그런 사람들의 사랑은 마치 늑대가 양을 사랑하듯 한다는 거죠.
인용하신 글만을 보면 오토 바이닝거라는 사람은 아마 주변에서 변변치 못한 남자들의 연애만을 보아온 모양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본 내용을 섣불리 일반화 시킨 게 아닌가 합니다.
설사 다수의 사람들이 그가 말한 경향을 보이더라도 그것이 좋은 선택이 아니라면 외면해야겠죠.
그리고 눈을 부릅뜨고 가능한 한 외모보다는 그 속을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