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아침과 저녁을 알지 못하고 매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다고 한다. 같은 이치로 인간은 삶은 알겠지만 죽음은 알지 못한다. 경험상 삶이 조만간 끝난다는 것은 알지만 그 이후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죽음을 그토록 두려워하는 것일까?
누군가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가리키며 얼굴빛이 변한 채 무섭다고 부르짖는다면 사람들은 그를 보고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것 – 죽음 - 을 두고 극도로 두려워한다면 그도 마찬가지로 미친 것 아닌가? 단지 前者는 극히 적은 사람이 드물게 그러지만 後者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상 그런 태도나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다를 뿐이다.
평소 理性的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그런 점을 한 번쯤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知的인 사람들의 한 가지 특징은 많은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두고 “그것은 그렇다”고 해도 그것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면 쉽사리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럼 당신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는 것은 물론 논외이다. 논점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을 두고 왜 그렇게 두려워하느냐 하는 점이다.
사족을 달자면 그렇다고 자살하는 사람도 그 근거를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자살자는 현재 그 자신의 삶보다는 죽음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 스스로 죽는 것일 텐데, 따진다면 그런 죽음이 현재의 삶보다 나을지 못할지를 어떻게 알겠는가?